2024년 하반기 푹 쉬고 자기계발 하기로 한 겸 책도 많이 읽고 기록도 남겨보려 한다.
그래서 카테고리 명은 '얼렁뚱땅'!!! 얼렁뚱땅 반년을 기록해보려 한다.
7월이 되고 처음으로 읽은 책은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다.
이 책을 선택한 계기는 굉장히 단순하다.
여느 하루와 다름 없이 인스타 서핑 중이었는데, 광고가 너무 눈에 들어왔다.
특유의 인스타 광고처럼 재밌는 짤 뒤에 뜬금 없는 책 홍보였다.
그게 너무 인상 깊어서 캡쳐해두고 쉬기로 한 김에 도서관들을 돌아보며 책을 찾았다.
중앙도서관은 이미 대출 중이어서 예약도 두 번째였고...
학교에 갈 일이 있어 찾아보니 대출 가능해서 빌려왔다.
( 교내 도서관에 책을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사서분들한테 부탁하고 한참 걸렸다...ㅋ )
시간이 조금 있어 도서관에서 조금 훑어보고, 집에 와서 읽기 시작했다.
광고에서 본 책은 신비스럽고 사진의 멘트 때문에 추리, 스릴러 느낌도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광고의 느낌은 전혀 없고 완전 힐링 책이었다.
앞이 안 보이는 주인이 사람들의 물건을 맡아주는 이야기다. 하루에 단 돈 100엔.
주인의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손님이 맡긴 물건을 확인할 수 없다.
청력과 기억력이 매우 좋아서 손님의 목소리만 듣고도 누군지 알아채며, 물건도 곧 잘 찾는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화자다.
당연히 가게 주인 시점의 글일 줄 알았으나, 물건이나 동물 등 다양한 시점이다.
가게의 포렴, 유리 진열장, 고양이, 가게에 맡겨질 자전거 등 챕터마다 화자가 다르다.
책을 읽으면서 각 챕터마다 이번 화자는 누구인지 추측하는 재미도 있었다.
( 두 번째 챕터를 읽기 시작 했을 때는 다른 내용인 줄 알고 단편 소설 모음집인 줄 알았다...ㅋㅋㅋㅋㅋ )
챕터의 내용은 일일 시트콤처럼 큰 배경은 이어지지만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끊어 읽기에도 편했다. 챕터 마다 끊어 읽어서 4일 정도 걸린 것 같다.
주인이 손님들을 만나면서 손님들의 이야기나 고민도 들어주곤 한다.
멋진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들도 해준다.
그래도 내 기억에 남는 소설의 한 구절은 주인의 한 마디가 아니다.
포렴이 흔들렸다. 그리고 비누 냄새가 났다.
나와 주인은 동시에 비누 아가씨를 보았다.
이야기에 대한 내용은 스포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내용 설명은 하지 않을거다.
주인이 기다리던 비누 아가씨를 만났고, '보았다' 라는 표현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책을 읽으면서 잡념 없이 책 내용을 상상해 보는 것이 오랜만이라 행복했다.
책에 그림이라고는 챕터 시작할 때 화자 혹은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 하나 뿐이다.
보관가게에 대한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 상상 속에는 작은 보관가게 그림이 존재한다.
그림만 잘 그렸더라면 한 장 그려서 첨부하고 싶다...
그리고 오랜만에 독서록 아닌 독서록을 쓰다보니 느꼈다.
선생님들이 왜 그렇게 등장인물, 줄거리 소개 좀 그만하라고 했는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